전략의 재미는 인지적 만족감으로 설명 가능하다.
가능하다.
전략 게임의 재미는 정해진 규칙 안에서 최적 해답을 찾는 계산적 쾌감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세계의 불확실성과 복잡함을 이해 가능한 구조로 전환하고, 그 안에서 스스로 판단하여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인지적 만족감에서 비롯된다. 이는 인지 불균형의 해소, 구조의 통찰, 자율적 판단의 확인이라는 세 가지 방향에서 설명될 수 있다. 전략적 사고란 세계를 작동 가능한 상태로 재구성하려는 의식적인 시도이며, 이 시도 그 자체가 게임 플레이의 본질적인 즐거움이 될 수 있다.
도구다.
전략 게임은 언제나 불완전한 정보와 불확실한 미래를 전제로 한다. 플레이어는 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만의 해석과 선택 기준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전략은 단지 승리 수단이 아니라, 혼란 상태를 정리하고 스스로의 선택을 정당화하는 인지적 도구가 된다. 선택이 성공했을 때 플레이어는 단지 결과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이 논리적으로 옳았음을 체험하며 심리적 일관성을 회복한다.[1]
이는 복잡한 게임의 규칙을 하나의 의도 아래 재배열하면서 일관성을 창출해나가는 과정과도 이어진다.
전략적 시스템은 복수의 자원, 규칙, 상호작용들이 얽힌 복잡한 구조를 가진다. 플레이어는 반복적 시도와 실패를 통해 이 구조를 꿰뚫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이때 전략은 계산이 아니라 인식의 전환이며, 이해하지 못했던 세계가 갑자기 정렬되는 듯한 지적 전이를 만든다. 이러한 통찰은 깊은 인지적 만족감을 유발한다.
이론적 배경은 게슈탈트 심리학자들이 주장한 통찰 문제 해결(insight problem solving) 개념이다. 대표적으로 칼 던커(Karl Duncker)의 『On Problem-Solving』(1945)은 문제 해결이 단순한 반복적 시도가 아니라 구조 재구성을 통한 도약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확인시킨다.
전략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접근 방식을 허용하고, 그 전략의 선택과 결과를 전적으로 맡긴다.
중요한 것은 정답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선택을 내가 했다는 감각이다. 전략이 작동했을 때 느끼는 즐거움은 결과 자체가 아니라, 내 판단이 세계에 유효했다는 확신에서 비롯된다. 이는 유능감과 자기 효능감의 감정으로 이어진다.
데시와 라이언(Deci & Ryan)은 『Intrinsic Motivation and Self-Determination in Human Behavior』(1985) 에서 인간의 내적 동기가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의 충족에 의해 강화된다고 본다. 전략 게임은 그중 유능감과 자율성 충족을 전면에 배치한다.